방송상 그랜드슬램 베테랑 작가의 ‘말글쓰기’ 특강
이야기가 되는 글쓰기 :
들려주고 보여주는 스토리텔링 글쓰기
바야흐로 콘텐츠의 바다 위에 1인 미디어 시대가 펼쳐지고 있다. 영상, 출판, 교육 등 문화 전반에 걸쳐 수많은 ‘콘텐츠 공모전’이 열린다. 라디오나 TV, 영화는 물론 각종 온라인 플랫폼과 SNS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프로와 아마추어들이 만들어낸 콘텐츠가 넘쳐흐른다. 미디어의 백화제방 시대에, 모두가 멋진 ‘콘텐츠’를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다양한 콘텐츠로 사람들의 주목을 끄는 일은 그 형태가 아무리 바뀌어도 변함없는 본질과 매력을 가지고 수많은 지망생들을 끌어들인다. 자신의 콘텐츠를 만들어내기 위해 글을 쓰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간단히 답하자면 바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스토리텔링’ 능력이다.
《프로작가의 탐나는 글쓰기》는 다양한 종류의 ‘프로작가’를 지망하는 이들을 위해 방송콘텐츠를 중심으로 ‘콘텐츠 스토리텔링’의 기본기를 담았다. 저자 박경덕 작가가 말하는 그 기본기의 핵심은 ‘말글쓰기’와 ‘기승전결’이다.
박경덕 작가는 1세대 방송작가이자 작가들을 키우는 선생님이다. 촌철살인의 시사콩트로 지금껏 수많은 사람들을 울고 웃긴 장수 라디오 프로그램 〈강석 김혜영의 싱글벙글쇼〉를 1973년부터 23년간 집필해 왔다. 방송 인생 36년 가운데 1995년 MBC 방송아카데미에서 방송작가 강의를 시작한 뒤로 수많은 방송작가 지망생들을 가르쳐온 시간만도 꼬박 20년이다.
그런 그가 ‘방송 콘텐츠 스토리텔링’이라는 이름으로 36시간에 걸쳐 진행하는 강의 커리큘럼 중에서 방송은 물론 일반적인 콘텐츠 제작과 글쓰기에 활용할 수 있는 내용을 골라 정리했다. 수없이 듣고 배워온 문장 쓰기 조언 중 방송 말글쓰기를 위한 실전 기술을 담았다. SNS로 시작된 모두의 글쓰기, 새로운 글쓰기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위한 안내서로 손색이 없을 것이다.
“방송작가로 일해 보는 건 어때?” 방송사 PD인 학교 선배가 던진 한마디가 인생을 바꾸었다. 3년차 잡지사 기자생활을 접고 멋모르고 방송작가의 길에 들어섰다. 끝도 없는 고난과 수난의 나날이 시작됐다. 기사 작성은 취재하느라고 발로 뛰는 것이 어려웠지, 취재한 내용을 간결하고 명확하게 옮기면 됐다. 하지만 예능 방송에서 요구하는 원고는 그동안 써왔던 글이 아니라 ‘말을 써야’ 했다. 아무렇게나 내뱉는 말이 아니라 군더더기 없이 정리된 ‘말글’을 요구했다. 일상에서 주고받는 잡다한 말이 아니라, 줄거리가 있어 흥미롭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원했다.”
_ 〈들어가는 말 : 말과 글 사이에 허들이 있다〉 중에서
현장에서는 무엇을 어떻게 쓰는가?
주목받는 글쓰기를 위한 ‘모두의 글쓰기 교과서’
매혹적인 그림처럼, 흥겨운 쇼프로처럼 사람을 끌어들이는 글쓰기의 처음과 끝
박경덕 작가는 라디오 작가가 지녀야 할 가장 큰 자질로 우선 ‘말글’을 꼽는다. 일찍이 저자는 “라디오는 상상의 매체”라면서 “MC의 말을 들으면 그 내용이 상상될 수 있는 그림 같은 글을 써야 한다”고 했다. 방송은 음악, 영화, 스포츠, 뉴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화 콘텐츠가 스토리텔링의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 종합 문화 콘텐츠다. 그리고 라디오와 TV의 미디어 독과점 시대를 벗어나 바야흐로 1인 미디어 시대에 접어든 지금, ‘그림 같은 말글쓰기’는 새로 등장하는 모든 매체, 모든 형태의 글쓰기에서 더 강력하게 요구되고 있다.
방송작가들이 쓰는 글은 문예지에 실릴 법한 묘사가 뛰어난 문학적인 ‘문장’이 아니다. 역사에 남을 ‘명문장’이 아니라 삶 속에서 굴러다니는 작고 대수롭지 않은 일상의 언어다. 이 구석 저 구석, 다양한 삶의 모습을 전하려는 말과 글의 경계인 ‘말글’이다.
말이지만 글처럼 군더더기 없이 압축된 말이다. 글이지만 말처럼 이해하기 쉽고 흥미로운 글이다. 글처럼 조리 있고 정확하게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고, 말처럼 자연스러워야 한다.
_ 〈4강. 세상의 이야기는 '말글'이다 | 글도 말도 아닌 말글쓰기〉 중에서
사람을 끌어당기는 이야기의 원형은 고금을 막론하고 ‘기 · 승 · 전 · 결’이다
이야기의 실마리를 찾아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휘하는 전초전에서부터, ‘기·승·전·결’의 황금법칙을 활용하여 이야기의 몸통을 구성해 나가는 본 게임, 그리고 단계마다 완성도를 높여줄 이야기 만들기의 법칙(소재 찾기, 희극과 비극의 법칙), 끝으로 실제 이야기가 전달되는 시점에서 이야기의 흡인력을 더욱 높여주는 인터페이스 이야기와 작가의 말글쓰기 철학을 집약한 ‘모순의 글쓰기’에 이르기까지, 방송 현장을 누빈 베테랑 작가의 기술과 철학이 알차게 펼쳐진다.
라디오, TV, 고전, 방송 뒷이야기를 넘나드는 저자의 글쓰기 이야기는 비단 방송작가를 지망하는 사람들뿐 아니라 ‘만인이 만인에게 이야기를 전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실용적인 영감을 줄 것이다.
ㆍ지은이 박경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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